하태임·이사라·이상원·그라플렉스 4인전 'Spectrum of Emotion'
by 아트코리아방송
Dec 6, 2025

서울 아트큐브 2R2, 감정의 스펙트럼을 회화로 번역하다 오는 12월 26일, 서울 아트큐브 2R2에서 그룹전〈Spectrum of Emotion〉이 문을 연다. 하태임, 이사라, 이상원, 그라플렉스 등 각기 다른 조형 언어를 구축해온 네 명의 작가가 참여하는 이번 전시는 ‘감정’을 단일한 서사나 특정한 표정으로 규정하지 않는다. 대신 감정을 하나의 스펙트럼, 즉 색과 빛처럼 연속적으로 변화하며 중첩되는 상태로 제시한다. 전시 제목이 암시하듯, 이번 전시는 감정을 설명하거나 재현하지 않는다. 감정은 언제나 언어보다 앞서 도착하고, 명명되기 이전의 상태로 인간 내부에 존재한다. 네 작가는 이 보이지 않는 층위를 회화적 구조, 색의 밀도, 선과 레이어의 리듬으로 전환한다. 감정은 화면 속에서 이야기가 아니라 ‘상태’로 머문다. 감정은 이미지가 아니라 구조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은 감정을 직접 묘사하는 방식에서 의도적으로 거리를 둔다. 대신 감정이 만들어지는 조건과 흐름에 주목한다. 색의 중첩과 반복, 화면을 가로지르는 선의 긴장과 완화, 공간을 채우는 리듬의 변화는 관객의 감각을 자극하며 정서적 반응을 유도한다. 하태임의 작업은 반복되는 색의 파동을 통해 감정의 상승과 가라앉음을 시각화한다. 선형 구조 안에서 교차하는 색은 질서와 자유, 안정과 흔들림 사이를 오간다. 이사라는 감정이 가진 여백과 침묵의 층위에 집중한다. 화면에 남겨진 공간과 색의 온도 차는 말로 표현되지 않는 감정의 잔상을 떠올리게 한다. 이상원의 작업은 구조적 질서 속에서 발생하는 미묘한 균열에 주목하며, 감정이 언제나 완결된 형태가 아님을 드러낸다. 그라플렉스는 그래픽적 언어와 회화적 감성을 결합해 감정의 리듬과 속도를 시각적 패턴으로 풀어낸다. 네 작가의 접근 방식은 서로 다르지만, 감정을 고정하지 않고 흐르게 한다는 점에서 동일한 방향을 향한다. 연말과 새해 사이, 감정을 바라보는 시간 〈Spectrum of Emotion〉이 열리는 시점은 상징적이다. 한 해의 끝과 새로운 시작이 맞닿아 있는 12월 말, 관객은 자연스럽게 자신의 시간을 되돌아보고 감정의 흔적을 마주하게 된다. 이 전시는 그 순간에 특정한 감정을 요구하지 않는다. 대신 각자의 감정이 머무를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한다. 전시는 고요함과 생동, 따뜻함과 긴장이 공존하는 감정의 장면을 만들어낸다. 서로 다른 작가의 언어가 한 공간에 놓이면서 감정은 단일한 방향으로 수렴되지 않고, 관객의 시선에 따라 확장되거나 다르게 반응한다. 감정이 스펙트럼이라는 기획의 중심 개념은 여기에서 설득력을 획득한다. 감정을 사유하는 전시 〈Spectrum of Emotion〉은 감정을 치유나 위로의 언어로 단순화하지 않는다. 감정은 해결의 대상이 아니라, 인식하고 통과해야 할 하나의 층위로 제시된다. 네 작가의 작업은 관객에게 해석보다는 체험을, 이해보다는 감각적 사유를 요청한다. 연말의 전시장이 잠시 감정의 파장을 가늠하는 공간이 된다. 관객은 작품 앞에 서서 ‘무엇을 느껴야 하는가’를 묻기보다, ‘지금 무엇을 느끼고 있는가’를 자연스럽게 인식하게 된다. 이 전시는 그 질문이 스스로 떠오르게 만드는 힘을 지닌다. 아트큐브 2R2에서 열리는 〈Spectrum of Emotion〉은 감정을 하나의 색으로 규정하지 않고, 겹겹이 중첩된 상태로 제시하는 동시대 회화의 한 장면을 보여줄 것이다. 전시는 2025년 12월 26일 오픈 예정이다.